인사업무를 12년째 하면서도 아직 나에게 이 일은 어렵다.
처음 사원때 인사업무를 채용과 복리후생, 급여 업무로 시작해서 대리때는 교육과 조직문화, 이제는 인사기획, 제도개선, 노사관리라는 나름의 인사 안의 다양한 업무들을 경험했지만 매번 인사업무를 하며 새로운 어려움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럴때마다 너무 이상적인 그림일지 모르겠지만 인사업무의 결론은 [조직문화]로 정리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조직에는 그 나름의 규칙과 흐름들이 있다. 새로운 조직문화라는 것은 그 기존의 흐름들에 가닥을 만들어 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선은 내가 속한 조직문화를 정리하고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 내가 속한 회사의 조직문화를 먼저 살펴보자.
붉은색이 비교대상으로 잡은 2011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통계조사(1만명 무작위조사)라면 초록색이 우리 회사 전체 인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것이다. (우리회사는 효율성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이며 혁신적 문화는 상대적으로 평균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퀸의 경쟁가치모델을 통해 우리가 보아야 하는건 어떤 모델이 가장 좋은 조직문화인가를 판가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조직문화의 특성을 밝혀내고 우리의 부족한 부분은 메꾸는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이 결과를 보았을때 나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라고 생각했다. 나는 우리 회사가 관계문화(가족적인 모습)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장 강한 것은 시장문화(효율성, 목표와 성과, 프로세스에 대한 강조)여서 그 이유를 분석해보니 이 EOS(전직원 의견조사)를 했던 시점이 연말/연초이였고, 그래서 인사평가기간과 겹쳤던 점, 인사조직에서 진행하는 설문이어서 이런 결론이 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이런 조직문화를 분류하는 모델을 선택할때는 가장 보편적이거나 많이 사용되는 것을 쓰면 타사와 비교를 하기가 좋다. (퀸의 경쟁가치 모델 같이) 하지만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우리 회사의 상황에 맞는 것을 취사선택하면 될 것이다.
예를들어 예전에 읽었던 기업문화 오디세이라는 책에서는 조직문화를 다음과 같이 8가지로 구분했었다. 이런 모델에서는 조직문화가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파악하기가 좋을것 같다. 이렇게 조직문화의 현주소를 파악했으면 우리가 가고싶은 방향을 세팅하고 부족한 부분의 메꾸기 위한 기획들을 하면 된다.
조직문화 과제를 만드는 방법은 내가 생각하기에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쓰면 좋을것 같다.
1. 모델을 기반으로 부족한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하거나
2.경영진/구성원들이 희망하는 조직문화 방향을 위한 프로젝트를 하거나
3.통계적으로 회귀분석 등을 통해 바람직한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우선과제를 선정하거나
나같은 경우는 2번과 3번을 동시에 진행했으며 2번은 별도의 조직문화를 담당하는 협의체(우리는 사람과문화스크럼이라는 명칭)를 구성해서 그 안에서 방향을 함께 만들어갔으며, 3번은 인사담당자 차원에서 인사부문 사업계획 수립시 해당 요소를 녹여내려고 했다.
사람과문화스크럼에서는 직원들과 소통하고 직원들이 생각하는 우리 문화에 대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굿즈들을 제작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직원들이 서로에게 하고싶거나 회사에 공유하고 싶은 말들을 수집했고 그것들을 스티커나 미니배너 등으로 제작해서 배포했다.
그리고 통계분석을 통해서는 직무만족, 조직몰입, 임금만족도 같은 각각의 목표를 세팅하고 그것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분석했다.
위계적 회귀분석 결과 통계적 유의미한 분석은 다음과 같다. 조직문화가 전반적 직무 만족에 약 30%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며 특히 관계지향 조직문화가 가장 전반적 직무만족에 긍정적인 영향(표준화계수 0.515 수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남 -> 조직문화 개발(특히 관계지향)을 통해 직무만족을 높여야 함 인사제도 이해도가 임금만족도에 약 53%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가기준 만족도 항목과 인사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임금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표준화계수 2.47)을 주는 것으로 나타남 -> 평가기준을 보다 체계화 하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세팅해야 한다 -> 지속적인 인사제도/평가제도에 대한 공유와 설명이 필요하다 |
관계지향을 개선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자주 접촉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타운홀미팅, 파티등을 기획했으며 인사제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매년 인사제도 설명회, OKR 워크샵 등을 진행했다.
늘 조직문화 업무는 새로운 자극을 주며, 회사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일으킨다. 그 바람을 앞장서서 느끼고 함께 변화해가는 역할을 인사담당자들이 맡게 된다. 나는 조직문화를 더욱 깊게 파는 인사담당자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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