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HR) 업무는 인기가 많습니다.
인사(HR) 업무를 희망하는 신입이나 직무를 바꾸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통 인사 담당자 신입채용 공고가 나면 최소 수백명에서 많게는 천명 넘게 지원하는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인사업무를 희망하는 분들도 인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고 보여지는 이미지나 회사내 입지나 파워를 보고 막연하게 원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현업에서 인사가 힘이 센 조직이냐에 대해서도 케바케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가 경험해본 바에 의하면 회사규모가 클수록, 관리조직의 파워가 세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이 그만큼 많아지기 때문이죠. 사람이 많아지면 자연히 인사팀의 업무가 많아집니다. 채용도 많아지고, 평가/보상 규모도 커지고, 교육도 많이 생기고, 퇴직도 많습니다. 그래서 인사팀의 역할이 많아지다보면 그에 따른 프로세스나 R&R이 명확해지고 인사팀의 입김이 많이 작용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인사 업무영역]
인사는 크게 [채용/선발-조직/운영-평가/보상-교육/TM-퇴직] 등의 일련의 프로세스에 따른 업무들이 포함되고 회사가 성과와 이익을 내도록 사람(인적자원)과 조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모든 업무들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자산(asset), 자원(resource)으로 여기는 것들이 다음과 같습니다.
-유동자산(돈, 주식 등)
-비유동자산(기계, 설비 등)
-지적자산(특허, 지식, 노하우 등)
-인적자산(사람, 조직 등)
이 중에 HR은 마지막 인적자산을 다루는 부서로 회사의 이익과 성과에 기여하는 부서(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사담당자 필요역량]
인사담당자는 일반적으로 전공을 크게 따지는 부서는 아닙니다. 적어도 회계/재무 부서나 기획 부서보다는 그 정도가 덜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획일화된 전공이나 일관된 시각으로는 업무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와 이슈에 대한 관심, 열린시각, 분석적사고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필요역량을 뽑아보면 일반적으로 교과서적으로 얘기하는 인사담당자의 필요역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략적/분석적 기획능력 : 인사기획/교육 파트
-법률적 이해능력 : 인사평가/보상/노사/4대보험/퇴직 파트
-행정적 관리능력(도덕성, 책임감, 시간관리 능력 등등) : 급여/복리후생/4대보험/제증명 파트
-운영적 관리능력(커뮤니케이션, 열린시각, 기획력 등등) : 인사기획/조직운영/교육 파트
-기술/정보 이해능력(다양한 툴, 인터넷, 정보분석 등등) : 전체 파트
이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 인사담당자가 되는것은 아니지만 제가 경험한바로는 각각의 요소들에 대해 조금씩은 이해도나 관심이 있어야만 합니다. 특히 많이 연관된 파트는 별도로 기재해 두었습니다.
[인사담당자 경력개발]
인사담당자로 들어오면 일반적으로 채용이나 행정적 업무(복리후생, 4대보험)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경력이 쌓이면서 조직운영이나 평가/보상, 교육 파트로 가고 마지막으로 기획을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용/행정-조직운영/평가보상/교육-기획 순)
각 파트에 담당자나 파트별 관리자로 일하다보면 나중에는 인사팀장(조직의 책임자)가 되게 되는데 인사팀장은 이러한 각 파트의 업무와 경험을 두루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것을 구체화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HR Specialist : 해당 분야에 깊은 지식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
-HR Generalist : 인사업무 전반에 대해 이해를 가지고 회사내 인사적 업무와 성과에 대해 책임을 가진 사람
요즘은 제네럴리스트가 되기가 더 힘든 시절인것 같습니다. 갈수록 파트별 전문성을 가진 스페셜리스트는 많지만 전반에 대해 이해를 가진 사람은 적어져서 흔히 얘기하는 T자형 인재들을 관리자로 키우기 위해 여러가지 경력개발 모형들이 나오고 있는 것도 그 이유에서 입니다. 처음에 오히려 중소기업에서 일하게 되면 인사의 다양한 영역에 대해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제네럴리스트가 되기 위해 더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인사(HR)은 성과를 내는 팀이 아니다?
인사팀은 이익을 직접적으로 내는 팀이 아닙니다. 영업처럼 직접 매출을 일으키지도, 생산이나 개발처럼 가시적인 결과물(제품)을 만들어내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사는 돈을 쓰는 팀으로 보는 경향이 많습니다. 현업에 있다보면 그런 얘기를 들을때가 많습니다. "이런거 왜하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이 비용을 직원들에게 나눠주면 훨씬 좋을 것이다" 즉 인사에서 하는 업무들을 비용으로 보는 잘못된 인식에서 나오는 말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인사에서 뭐하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도 많습니다. "인사팀 요즘 무슨일 하는데? 그래서 어떤 결과가 났는데?" 인사팀이 하는 대부분의 일들이 장기적이고 과정중에 있어서 당장은 가시적으로 보여지지 않는 일들이 많습니다. 예를들어 임직원의 경력개발을 위해 CDP(경력개발프로그램:흔히 직무순환제)를 한다고 할때 그 결과가 당장 1,2년안에 나오기를 바라는건 욕심이겠지요.
하지만 앞서도 얘기했듯이 회사에서 얘기하는 중요 자원중 인간(인적자본)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회사가 지속적인 성장이나 성과를 낼 수 있을까요? 솔직히 인사팀이 없다면 회사가 더 나아지거나 현상유지라도 될 수 있을까요?
저는 인사팀이 경영의 최전방에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러한 케이스를 본 적은 있지만 그래서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게되었습니다) 하지만 인사가 하는 역할이 회사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그 역할이 대부분 보여지는 것들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왜 예전에 안기부나 지금 국정원에서 얘기하는 '음지에서 일하는' 조직이 바로 인사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가 없도록 만들고 다른 영업이나 개발, 생산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기름칠하는 역할이라고 보면 되겠지요.
어쨌거나 결론을 내자면
많은 분들이 인사에 대해 막연한 기대나 시각을 가지고 바라봅니다. 인사는 파워가 있으니까, 인사는 똑똑한 애들이 가는데니까, 인사는 별로 뽑지도 않으니까...그래서 어떻게 하면 인사업무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인사는 그 역할이나 영역이 넓고 또 필요한 역량도 다양한 곳입니다. 그리고 경력개발이 다양한 편도 아니고요
반면에 인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쟤네는 돈을 쓰기만해, 무슨일 하는지 모르겠어, 차라리 없는게 나아...그러나 만약 인사팀이 없다면 적어도 그 역할을 요즘 추세처럼 전부 아웃소싱이나 시스템으로 대체한다면 회사가 잘 운영될 수 있을까요? 그건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두가지 시선이 모두 저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업에서 일하는 입장으로는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도 듭니다. 더 잘했더라면, 더 제대로 된 제도나 기획을 했더라면, 더 신경을 썼더라면 등등...세상일에 정답이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저 제가 맡은 역할에 충실하고 좀 더 성과에 신경을 쓰고, 여러가지 불만요소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게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그리고 인사업무를 희망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도 그것입니다. 보여지는 모습보다 보이지 않는 노력과 책임들이 더 큰 곳인데, 나는 최종적으로 어떤 목적과 이유를 가지고 이 일을 희망하는가? 그 질문을 스스로 고민하는 분들이 인사업무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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